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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| 김초엽 - 교보문고
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| 비중화권 작가 최초, 중국 양대 SF 문학상 석권 미국 하퍼 콜린스 등 10개국 판권 수출 계약 세계적 찬사를 받는 작가, 김초엽의 대표작오늘날 전 세계 독자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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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SF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. ‘과학적 상상력’이라는 말만 들어도
어려운 수학책을 펼친 듯 어렵게 느껴져,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.
게다가 많은 SF 작품이 다루는 인류의 운명이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
지나치게 무겁고 진지한 주제들로 인해 감정적으로 몰입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, ‘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’은 무척 매력적인 책이었다.
그 이유는, 이 책이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.
외로움, 상실, 희망과 같은 감정들을 우주와 과학기술이라는 배경 속에서 섬세하게 그려낸다.
“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,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?”
이 문장은 상상조차 어려운 거리와 시간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무력감을 잘 보여준다.
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.
그러나 그 한계 앞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의미를 찾아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은, 더 현실적이고 진실하게 다가왔다.
이러한 문제의식은 ‘관내분실’이라는 에피소드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.
기억을 데이터화하고 보관하는 기술은 언뜻 보면 인간의 슬픔을 덜어주고, 존재를 영원히 기록할 수 있게 해주는 듯하다.
하지만 그런 기술은 오히려 인간 존재의 본질에 혼란을 일으킨다.
기억을 다루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, 기억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,
그리고 기억 없는 존재도 그 사람일 수 있는지를 질문하게 만든다.
이 책은 SF 장르이지만, 읽는내내 인간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든다.
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그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.
결국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인간에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.
기술은 언제나 가능성일 뿐이며, 그것을 ‘인간적인 방식으로’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
오직 우리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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